우리나라에 영유아 관객을 위한 공연이 소개된 지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여러 예술 장르에서 영유아 관객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며 다양한 공연을 창작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영유아들에게 어떤 공연을 보여주어야 할까요? 질문을 달리하여, 예술가들은 예민한 감각으로 세상을 매일 새롭게 경험하는 영유아들과 어떻게 예술 안에서 교감하고 소통하며 만날 수 있을까요?

  오!마이라이프 무브먼트 씨어터는 그간 어린 관객을 위한 무용 공연을 창작하며 어린이들의 놀이성과 세계관을 직관적인 몸의 언어로 잘 드러낸 바 있습니다. 영유아를 위한 무용 공연 [우주·아이·삶·춤]을 함께하면서, 그러한 면모를 더욱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공연은 인정주 안무·연출가와 무용가들이 무용이라는 예술 안에서 아주 어린 관객들과 어떻게 만나야 할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찾아가는 여정이었습니다. 이들은 영유아 관객들과 어떻게 만나고, 어떤 예술적 경험을 나눌지에 대한 질문과 함께, ‘우주·아이·삶·춤’ 이라는 주제에 대해 깊이 탐색하며 이들만의 뛰어난 놀이성과 몸의 언어로 때로는 섬세하게, 때로는 직관적으로 공연의 지도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이제 이 여정의 마지막 종착지는 영유아 관객들을 직접 만나는 무대 위에서, 찰나의 빅뱅처럼, 오랜 세월의 진화처럼 새로운 에너지로 피어나는 곳, 예술가들과 영유아 관객들이 함께 온전히 느끼고 교감하는 바로 그 시공간이 될 것입니다.

부모님을 비롯한 보호자 분들께 당부 말씀을 드리자면, 애써 이 어린 관객들에게 공연을 이해시키려 하거나, 이들의 반응을 제지하려 하지 말고 이들의 자연스러운 반응을 기다려주기를 부탁드립니다. 또한 이 어린 관객들이 공연에 집중하고 있는 아름다운 모습을 핸드폰이 아닌 눈과 마음에 담으시고, 이들과 예술가들의 오롯한 만남을 지켜보며 따뜻한 관찰자로, 포근한 품으로, 함께 공연을 즐기는 관객으로서 존재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파이비 아우라(Päivi Aura)는 핀란드의 무용 안무가, 교육자로서 핀란드에서 영유아 무용 작업을 최초로 시도하였고, 아우라코(Auraco)라는 단체를 창단하여 20여 년 이상 어린이 무용 작품과 연구에 헌신해 왔습니다. [우주·아이·삶·춤]에서는 멘토링을 맡아 17개의 춤에 대한 마음가짐을 전해주었습니다. 이것은 이번 영유아 공연의 첫 항해의 등불 같은 존재가 되어 주었습니다.

“이번 작업에선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동양의 전통 육아법 ‘단동십훈’을 통해 움직임을 전개해 나가고 있어요. 이 부분이 흥미롭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2년 전 오!마이라이프의 작업에서 시도해 본적이 있는데, 그때는 작업으로 연장되지 못했어요. 이번 작업에 단동십훈이 생명력을 얻어 다시 펼쳐지게 되어서 무척 좋아요."

“영유아 무용에 참여하면서, 제가 그 시절에 어떤 것을 보고 자랐는지, 무엇을 좋아했었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에게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어떤 식으로 전달하는 게 올바른지에 대한 고민이 듭니다.”

“이번 공연 매력은, 너무 산만하거나 커다란 것에 집중하기보다 작은 것들 예를 들면 지렁이라든가 달팽이, 애벌레 등 잘 보이지 않지만 되게 섬세한 것들에 집중하는 점이에요. 저도 그런 게 되는 것 같은 느낌도 있어요.”

오!마이라이프 무브먼트 씨어터는 ‘나의 삶과 춤. 그리고 극장’이라는 뜻을 가진 현대무용단체로 2006년 ‘순수한 몸과 자유로운 실험 정신’을 모토로 창단되었습니다. 이후 ‘순수한 몸-회귀하는 몸’이라는 화두로 다양한 춤 공연을 만들며 삶과 극장 무대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에 몰두하였고, 춤을 통해 삶의 어디든 극장이 될 수 있다고 믿고 관객과 삶 그리고 춤으로써 교감하고자 하였습니다.

2016년부터 ‘미래를 여는 프로젝트-동심(童心)으로 바라보는 세계관’이라는 화두에 집중하며 아이라는 생명체를 마주하는 시간의 의미, 삶, 그 속에서 펼쳐지는 세계로 나아가며 한 발짝씩 아이들 안으로 스며드는 무용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울문화재단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성수아트홀의 상주단체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