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태평양, 소련잠수함을 포착하기 위해 미국에서 설치한 수중 음향탐지기가 우연히 52Hz의 낯선 음파를 발견한다.
12~25Hz의 음파로 의사소통을 하는 보통 고래와 달리, 다른 고래들은 이해할 수 없는 52Hz의 주파수로 노래하고 있는 단 한 마리의 고래. 아직 모습이 발견된 적이 없는 이 고래는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고래씨 이상해>는 시대의 사회문제를 수면위로 올려 재치 있게 예술로 승화시켜온 연희집단 The 광대의 신작으로, 연희에 전자음악과 영상을 접목한 미디어 연희극이다. 멀어져 버린 사람과 사람 사이, 우리 사회 속 ‘소통’에 대한 가치를 다른 고래와 말이 통하지 않는 고래의 시점으로 풀어낸다. 풍물놀이 속 진법, 탈놀이 등 전통연희의 움직임을 모으고, 해안지역에서 연행되던 연희 속 움직임과 소리를 재창작하여 전자음악과 영상을 접목한 퍼포먼스 중심의 공연으로 선보인다.

선 씨는 외로운 사람이다. 선 씨가 유일하게 자기다워지는 시간은 퇴근 후 깊은 밤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잠수하는 몇 분이다. 그는 주로 물 안에서 고래가 되는 것을 상상한다. 욕조 안, 그러니까 바다 안에서는 아무도 그를 사랑하지 않지만, 또한 판단하거나 미워하지 않는다.
평범한 어느 날, 물거품의 요정이 나타나 소원을 들어주고, 선 씨는 드디어 고래가 된다. 바다에 가서 새로운 씨라이프(Sea life)를 기대하는 선 씨에게 물거품의 요정이 청천벽력 같은 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