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야기가 ACC의 새로운 가치입니다”

<2024년 ACC 고객가치제안위원회>

여기 한 그루 아름드리나무가 있다. 광주라는 대지에 깊게 뿌리내리고 그 힘을 근간으로 아시아와 세계를 향해 탄탄한 줄기를 뻗어나가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라는 나무다. 2015년 11월 개관한 아시아문화전당이 내년이면 개관 10주년을 맞이한다. ‘세계를 향한 아시아 문화의 창’을 지향하며 뚜벅뚜벅 걸어온 지 10년에 가까운 세월, 아시아문화전당은 한그루 뿌리 깊은 나무가 되어 광주와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성장해 왔다. 그동안 크고 작은 변화와 도전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ACC가 지속해서 추구해 온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낮은 문턱의 아시아문화전당으로의 변화가 눈에 띈다.

올해 3월까지 누적 방문객 수 1,630만 명(출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지난 한 해 만 해도 250만 명이 아시아문화전당을 찾았다. 전시 <디어 바바뇨냐>와 <이음지음>처럼 짧은 시간에 관람객 수 10만 명 이상을 돌파한 전시도 적지 않다. ACC의 정원인 ‘하늘마당’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사랑받으며 지난해만 39만여 명이 찾았다. 굳이 늘어난 방문객 수를 따지지 않더라도 전시, 공연, 교육, 행사, 축제 등 모든 분야에서 지역과 함께 호흡하고 함께 성장해 가는 아시아문화전당을 확인하게 된다. 단순한 문화예술공간을 넘어서 언제든 쉽게 방문하고, 쉬어가고, 머물다 가는 모두의 열린 문화사랑방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관람객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아시아문화전당의 작은 노력이 쌓인 결실일 것이다.

최근 아시아문화전당이 또 한 번의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고객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아시아문화전당이 새롭게 추구해야 할 고객가치를 담아내기 위한 첫걸음, ‘2024년 ACC 고객가치제안위원회’가 출범했다. 지난해에 ACC 고객 접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과제발굴단’을 모집해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발굴해 왔던 과정에 이어, 올해는 한 단계 더 나아가 고객의 의견을 직접 듣기 위해 마련했다. ‘고객가치제안위원회’를 꾸리고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ACC 기획운영과 이인선 주무관의 기대도 크다.

  • 이인선 | ACC 기획운영과 주무관

    “지난해 과제발굴단 기획을 통해 내부 고객접점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수평적 소통으로 세심한 서비스 개혁을 실천했고, 실제로 그렇게 발굴한 서비스 이용률이 매우 높아 실효성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더 확장하여, 다양한 층위의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위원회를 구성해서 작게는 고객서비스 개선, 크게는 문화전당만의 고객가치를 발견하고 발전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고객가치제안위원회는 능동적이고 참여하는 관람객이자, 함께 의미와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관람객이 될 것입니다.”

고객가치제안위원회는 20대 학생부터 30대 언론인·자영업자, 40~50대 직장인, 60대 은퇴자, 스페인과 키르기스스탄에서 온 유학생에 이르기까지 나이도 직업도 국적도 다양한 열 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공통점은 아시아문화전당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아시아문화전당 전 부서 직원들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위원들은 올해 연말까지 활동하며 아시아문화전당의 가치와 방향을 만들어가는 데 도움을 주게 된다.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받는 수동적인 고객이 아니라 함께 참여하고 의미를 창조해 가는 능동적인 고객들을 대표하는 위원회라고 할 수 있다.

  • 이강현 |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고객가치제안위원회를 구성하게 된 이유는 저희가 고객 여러분들의 가치를 더 존중하고 전당의 문턱을 낮춰서 지역과 수도권을 넘어서는 제대로 된 문화 사랑방으로 나아가기 위해서입니다. 많은 분이 정말 편하게 자주 이용할 수 있는 문턱이 없는 문화예술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여러분들을 모셨습니다. 여러분들이 나누어주시는 경험과 제안을 귀 기울여 듣고 전당의 운영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시도할 것입니다.”

‘2024년 ACC 고객가치제안위원회’ 위촉식 및 회의

‘아시아문화전당 공간정체성 구현 시각장치’ 현장 투어

‘2024년 ACC 고객가치제안위원회’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는 날. 위원들에 대한 위촉장 수여식과 함께 기다리던 첫 회의가 열렸다. 위원회 회의에 앞서 아시아문화전당의 특별한 장소를 둘러보는 현장 투어가 진행됐다. 바로 ‘아시아문화전당 공간정체성 구현 시각장치’가 대중에게 최초 공개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지면 아래 존재하는 아시아문화전당 건축물의 특성상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고 찾기 어렵다는 의견을 고려해 ACC가 새롭게 제작한 시각 장치 표시물이다. 출입구 번호 표시물과 ACC 기관명 표시물, 인물 이미지 표시물까지 총 11점의 장치가 ACC 곳곳에서 눈길을 끈다. 더 많은 이들이 더 쉽고 편하게 아시아문화전당을 찾아주길 바라는 ACC의 진심이 녹아있는 또 하나의 표식이다.

아시아문화전당을 향한 깊은 관심과 애정
오래도록 아시아문화전당을 지켜가고 싶은 마음

아시아문화전당을 사랑하는 위원들로 꾸려진 만큼 ‘2024년 ACC 고객가치제안위원회’ 첫 회의도 열띠게 진행됐다. 그동안 아시아문화전당을 찾으면서 쌓아왔던 경험, 기억, 느낌, 생각들이 하나둘 쏟아져나왔다. 각자의 삶의 빛깔이 다른 만큼 가지각색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의견들이 오고 갔다. 광주에서 오래 직장생활을 하며 아시아문화전당을 즐겨 방문하다가 어느새 주변 사람들에게 ACC 홍보대사가 되어간 사연, 아파트에 붙은 홍보물을 보고 우연히 전시를 보러왔다가 도슨트의 친절한 안내에 감동받은 사연, 타지역에 사는 지인들이 광주에 방문하면 5.18 민주화 묘지에 가기 전 아시아문화전당을 먼저 들른다는 분, 내부에서 진행되는 공연이나 전시보다 아시아문화전당 야외공간을 더 즐겨 찾는다는 사진작가, 한국에 유학을 온 뒤 아시아문화전당을 통해 낯설었던 문화예술 분야와 가까워졌다는 키르기스스탄 유학생…, 그렇게 한 번 두 번 발걸음 하다 보니 이제는 더 큰 관심과 애정으로 아시아문화전당을 오래도록 지켜가고 싶어졌다. 문화예술 전문가가 아닌 일반 시민의 눈으로 바라본 ACC의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2024년 ACC 고객가치제안위원회’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 연빛나 | 광주MBC 아나운서

    “저는 아시아문화전당의 전시나 공연도 좋아하지만, 이곳의 건축물과 공간을 정말 좋아해요. 우규승 건축가의 ‘빛의 숲’이라는 설계 개념도 멋지고 채광창을 통해 자연광이 건물 내부에 전달되는 점, 지하공간에 건축물이 들어선 점 등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은 것 같아요. 건물이 복잡하고 찾기 어렵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시는데 그렇게 헤매는 것 또한 아시아문화전당의 콘텐츠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ACC 건축물에 담긴 이야기가 더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 아이다나 | 키르기스스탄 유학생. 전남대 디아스포라 협동과정 석사

    “저는 광주에서 8년째 살고 있는데요, 2019년도에 아시아문화전당에 처음 와봤어요. 원래는 문화예술 분야를 잘 몰랐는데 아시아문화전당을 알게 되면서 문화예술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아쉬운 점은 제 주변에 외국인 친구들이 아시아문화전당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이에요. ACC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해서 여러 가지 교육을 하면 외국인들이 문화 전당을 더 잘 이해하고 광주의 역사적인 의미도 알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 김지영 | 학원 운영. 40대

    “저는 아시아문화전당에 지인들과 함께 자주 방문하는 편인데요. 주위 분들 보면 광주에 사시면서도 아직 안 와보신 분들도 꽤 있거든요. 그래서 아시아문화전당이 꼭 공연, 전시만 보러 오는 게 아니라 편하게 와서 쉬어가고 놀고 가는 그런 ‘쉼터’ 공간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또 일반인들이 ACC에서 모여서 할 수 있는 동호회 프로그램이 생기면 더 많은 사람이 방문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오순지 | 자영업. 30대

    “아시아문화전당의 전시를 접하면서 좋았던 경험들이 쌓이니까 더 관심을 갖게 되고 이번에는 뭘 하나 하고 더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처음 한 번의 방문이 참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고요, 더 많은 사람이 찾을 수 있게끔 여러 방면으로 첫 방문의 기회를 자꾸 늘려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

  • 정은영 | ACC 기획운영과장

    “결국은 지속 가능할 수 있게 하는 힘은 사람들의 참여와 애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오늘 고객가치제안위원회의 회의가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는 전당에 관한 관심과 애정을 새로운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커뮤니티의 출발이 되지 않을까 정말 큰 기대를 하게 됩니다.”

이제 첫발을 내디딘 ‘2024년 ACC 고객가치제안위원회’는 올해 12월까지 정기 회의와 특별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며 ACC의 고객가치를 발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게 된다. 위원들 한명 한명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가 ACC의 새로운 가치가 되어, 또 다른 고객을 불러오는 징검다리가 되길 기대해 본다. 문턱이 없는 열린 공간, 모두가 더불어 누리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나아가기 위해 오늘도 ACC는 고객들의 이야기를 기다린다.

 

 

 

 

 

 

by
유연희 (heyjeje@naver.com)
Photo
디자인아이엠 포토그래퍼 송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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